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혜산 박두진(1916~1988)

<도봉(道峰山)>은 1940년 쯤 시대적 민족적 외로움과 자신의 외로움을 달랠 때 실제로 도봉산(道峰山)에 올라갔을 때 얻은 시다.

  • 박두진
    도봉 박두진 산새도 날러와 우짖지 않고, 구름도 떠기곤 오지 않는다. 인적 끊인 듯, 홀로 않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소이 호소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, 울림은 헛되이 빈 골골을 되돌아올 뿐. 산 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, 생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, 사람은 한갖 괴로울 뿐.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,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마을에서 쉬느뇨. -3인시집[처록집] 1946
    • [도봉(道峰)]은 박두진 선생께서 1940년 쯤 시대적 민족적 외로움과 자신의 외로움을 달랠 때 실제로 도봉산(道峰山)에 올라갔을 때 얻은 시다. 희망 없는 암울한 세월에 책을 읽는 것으로 마음을 달래기도 하면서 도봉산(道峰山)을 줄곧 다닌 것도 이 무렵이다. 그 후에도 그는 이 시를 울적할 때면 혼자 불렀다. 휘파람으로 불고 시로도 음영하였다. [도봉(道峰)]은 그의 단골 곡목처럼 되어, 그의 주변 사람들은 대개 한 두 번씩 들어서 알고 있을 정도다.